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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OG/FASHION

천재적인 패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천재적인 패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Designer John Galliano>

 

 ‘천국의 화려한 새, 패션쇼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패션계의 악동’, ‘로맨틱의 영웅’ ‘패션 천재’라는 수식어로도 유명한 갈리아노는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올해의 영국 디자이너상’을 3차례나 수상했다. 1996년 최고의 럭셔리 패션 하우스인 디오르의 수석 디자이너에 오른 그는 현대 파리 오트 쿠튀르 하우스의 수장이 된 최초의 영국인 디자이너이다. 그는 과감하고 정열적인 디자인과 실험적인 아방가르드 스타일로 디오르 왕국을 부활시키며 세계의 패션 트렌드를 주도한 패션계의 혁명가이기도 하다. 그의 컬렉션은 지나치게 괴기해서 마치 한편의 뮤지컬 공연을 보는 듯하다. 범접하기 어렵지만 너무 독특해서 더 궁금하다. 그의 패션세계를 함께 들여다보자.

 

 

 

 

<Designer John Galliano>

 

그의 본명은 후안 카를로스 안토니오 갈리아노(Juan Carlos Antonio Galliano)이다. 갈리아노는 호기심이 강한 성격으로,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에서 패션을 공부하면서 영화, 조각, 그래픽 등 다른 분야까지 함께 배우며 통찰력과 창의성을 발전시켰다. 학창시절 그는 미술관과 연극무대, 도서관 등을 찾아다니며 밤낮으로 공부하였고, 국립극장에서 파트 타임으로 무대의상을 담당하며 그만의 감각을 키워갔다. 이 때의 경험은 훗날 그가 전위적인 세계적 아티스트로 급부상하는 데에 큰 원동력이 된다.

 

 

 

 

<외면받던 디자인에서 파리로 새로운 진출>

 

갈리아노는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하여,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런던 컬렉션에 참여하며 활동을 시작하였다. 갈리아노의 런던 컬렉션 시기는 특유의 아방가르드하고 실험적인 경향과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자유로운 창작법을 시도하였던 시기로 평가되는데, 상업적인 면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지라 실제로 몇 년 지나지 않아, 패션계의 높은 기대에 대한 개인적인 부담과 압박감, 재정적인 문제들이 가중되면서 갈리아노의 레이블은 파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몇 년간 지지부진한 상태로 활동을 이어가던 갈리아노는 좀 더 넓고,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의 활동을 계획하며 파리로의 진출을 시도한다.

 

 

 

 

<안나 윈투어와 존 갈리아노의 특별한 인연>

 

파리에서 첫 쇼를 개최한 것은 1990년이었는데, 바로 이때 패션계의 거장이자 미국판 보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Anna Wintour)와의 운명적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후 그는, 크리스티앙 디오르(Christian Dior) 하우스의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되면서 그만의 천재성을 발휘하며 디오르의 부활을 주도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와 디오르의 수석 디자이너로서 오트 쿠튀르와 기성복을 넘나들며 해마다 12번이 넘는 컬렉션을 개최하였으며, ‘패션계의 악동’이자 ‘천재’로서 언제나 스타일 혁신의 선봉에 있어왔다. 특히 갈리아노는 컬렉션을 통해 비오네의 바이어스 재단을 부활시키며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소화해 낸 바이어스 컷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

 

 

 

 

<판타지가 존재하는 John Galliano Show>

 

갈리아노는 어떠한 문화에도 개방되어 있는 자유주의자이자 실험적 창조성을 통해 패션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온 장본인이었다. “나는 모든 컬렉션마다 배역을 정하며, 역사적인 것을 바탕으로 작품을 진행한다. 그것은 창조 과정의 일부이다.”라는 갈리아노의 말처럼, 그는 연극인지 패션쇼인지 햇갈릴만큼 스토리를 풀어내는 쇼를 많이 보여주었다. 철저하게 오트쿠튀르에 포커스를 둔 의상은 드라마틱하게 표현되었고, 특별한 무대가 더해지면서 패션쇼는 판타지와 몽상적인 분위기로 충만하였다. 한 명의 모델이 여러 벌의 의상을 갈아입어야 하는 일반적인 패션쇼와는 달리 갈리아노 쇼의 모델들은 한 모델이 한 벌의 옷만 입고 각자의 배역을 연기하며 관객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컬렉션의 무대는 그날의 판타지에 걸맞는 장소로 변형되었다. 그의 쇼는 마치 연극 무대와 같이 정교한 화면을 만들어내었고 때문에 볼거리가 풍성한 블록버스터에 비견되었다. 특히 그는 모든 쇼의 피날레에서 그 컬렉션의 정신을 담은 의상을 입거나 변장을 하고 런웨이에서 워킹을 하는 것으로 화제가 되었으며, 그것은 갈리아노 쇼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다. 잘생기고 이국적이며, 특유의 미소와 눈빛에서 뿜어 나오는 카리스마를 가졌던 그는 무대 위에서 갈채를 받기에 충분하였다.

 

 

 

 

<2014 S/S John Galliano Collection>

 

특히 이번 2014 s/s 파리컬렉션에서 존갈리아노가 보여준 룩킹은, 비비드한 컬러감에 한층 발랄하고 위트있는 새로운 느낌으로 패션 관계자들의 플래쉬를 한 몸에 받았다. 상큼한 시트러스, 핑크 등 밝은 톤의 컬러팔레트에 팬츠 수트와 플레어 스커트, 오버사이즈 재킷과 탑으로 여유롭고 발랄한 분위기를 마음껏 연출했다. 거기에 볼드한 쥬얼리 장식이 특징이었는데 특히 건축적 요소가 담겨있는 듯한 유니크한 디테일의 슈즈가 주요 포인트였다. 해가 바뀔수록 전위적이고 드라마틱한 디자인에서 점차 비비드함과 로맨틱함을 더해가는 존갈리아노의 향후 행보를 기대해보는 것도 큰 재미일 듯하다.